솔직하자. 주먹구구로 준비한 열린강좌였다. 루쉰에 대해 그리 많은 이야기를 할 생각이 없었다. 제목도 순식간에 지었다. 루쉰의 생애를 이야기해야겠는데 그저 늘어놓기만 하려니 영 밋밋하겠단 생각에 키워드를 잡아 루쉰의 생애를 이야기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그런 말들을 떠올렸는지...
머릿속에 멤도는 생각을 잡아 제목을 잡았다. '광인, 길손, 전사, 그림자'라는 네가지 키워드가 떠올랐다. 이를 가지고 루쉰을 이야기해야지. 서둘러 소개글을 쓰고, 늘 그렇듯 바쁜 일상에 치여 며칠 시간을 보냈다. 원고 쓸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어찌나 힘든지. 나는 게으른 사람이라 늘 마감의 힘을 빌어 글을 쓰곤한다.
짧고 간결하게 쓰려했으나 마음처럼 되지는 않았다. 욕심인지 아니면 버릇인지 이야기를 늘어놓다보니 꽤 긴 글이 되고 말았다. 서둘러 쓴 글이라 아쉬운 마음도 크다. 초고를 삼아 내어놓고 나중에 고쳐야지, 하는 마음도 들었으나 잘 알고 있다. 그런 날은 잘 오지 않을 것임을.
요 며칠 정신 없이 바빴다. 꼴에 맞지 않게 사업계획서니 하는 것들을 쓰느라 고생하고 있다. 이를 마무리하면 시간이 좀 나려나? 아니, 또 다른 일이 닥치겠지. 나는 넉넉히 시간을 잡아 글을 다듬고 수정하는 사람은 못 되겠다. 그때그때 시간을 붙잡아 쓸 수 있을 만큼 쓸 뿐이다. 위대한 한 걸음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반걸음이라도 나아가야지.
원고를 쓰면서 어디까지 가야하나 갈등이 많았다. 간단히 정리해서 멈추고 싶은데, 체면이며 자존심이며 하는 것들이 꾸역꾸역 글을 쓰게 만들더라. 사실 어쩌면 욕심이 더 큰 역할을 했는지 모른다. 이참에 스치듯 지나친 키워드를 붙잡아 두겠다는.
원고는 강의 직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말 그대로 따끈따끈한 원고를 읽으면서 강의를 진행했다. 원고를 읽으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그간 루쉰에 꽤 애정이 쌓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애정이 없으면 이리 붙잡고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어놓을 리 없겠지.
어쨌든 이렇게 루쉰에 대한 글을 또 한편 썼다. 루쉰의 생애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의 내용을 날려버리기 아까워 녹취해놓았다. 녹취 내용을 아래에 붙인다. 강의 원고를 읽으며 진행한 것이니 원고를 보며 듣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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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녹취
강의 원고 #1 https://brunch.co.kr/@zziraci/220 #2 https://brunch.co.kr/@zziraci/221 #3 https://brunch.co.kr/@zziraci/222 #4 https://brunch.co.kr/@zziraci/223 #5 https://brunch.co.kr/@zziraci/224 후기 https://brunch.co.kr/@zziraci/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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