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루됨》 세번째시간 8부 자리하기와 9부 공부하기
2025.04.22. 손미경
연루됨과 거리두기와의 사이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시간 동안 관계에 치여서 내면의 평화를 찾고자 한 나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의 삶은 사실 연루됨과 거리두기 사이의 긴장 관계 속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스개소리로 사회에서 '조직'의 쓴맛을 본 후에는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숨기도 했지만 시시때때로 밖으로 향하는 나의 시선을 어쩔수 없었다. 말 그대로 갈팡질팡하고 있을때 쯤 중국 고전 공부를 시작했고 세상에 연루됨의 어리석음을 비웃는 선인의 말에 위안을 찾기도 했다. 더 나아가 코로나 시국의 거리두기로 나의 생활을 합리화하는데 무리가 없었던 적도 있었다. 흔들림 없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연루됨에서 벗어나 대상과의 거리두기로 그것이 가능하다고 내게 최면을 걸었던것은 아니었을까? 그나마 변명을 하자면 최소한 비껴가기는 아니었다고. 나는 늙어가고 언제가는 저절로 이 연루됨도 끊어질터인데 세상살이에 너무 겁 먹은것은 아닐까.
8부 지리하기와 9부 공부하기에서 내게 의미있게 읽은 구절들을 적어보았다.
이토시마 기행일기 "노동과 일,직업에 대한 의미를 재고하면서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눈, 다르게 살아가는 지혜를 서로 배우고 공유할 시점이 아닐까"
지금이 바로 이런 문제에 집중해야할 전환기라고 생각되어서
"차이가 동일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특이성들의 집합을 '다중'으로 개념화한 바있다. 정치적 주체로서의 인민이 궁극적으로는 분화될수 없는 통일성을 지향한다면 다중은 각자의 특이성이 띠를 두르는 성좌와 같아서 개개의 별이 저마다의 빛을 발하는 순간 공통의 찬란함이 구현된다는 것이다. " 안토니오 네그리, 마이클 하트 《공동체》
요즈음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통일화시키고 함께라는 의지가 갖는 폭력성에 대비되는 내용
공부하기는 새로운 변화에 마주침을 준비하는것.
저자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는 '더' 싸우기 위한 숨고르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숨고르기야 말로 연루됨과 거리두기의 적절한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가난한 사람들은 모이지 않으면 버려진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입틀막을 했다.
"민주화를 이끈 '386 세대' 청년들에게 여전히 갚지 못 할 빚을 진 기분이다......하지만 그 '뜨거운' 사회에서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만들고 소비하다 정작 제 안의 민주를 돌아볼 시간을 삼켜버린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
'차가운' 사회의 풍경을그려보았을까? 기술적,경제적 수준이 낮아도 '각 구성원에게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한번뿐인 삶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사회 말이다." 레비스트로스
요즈음 화두가 되고 있는 다가 올 인공지능 시대에 기술적, 경제적 수준이 낮아도 라는 말이 왠지 낡은 느낌을 받는다. 지금과는 다른 패러다임의 삶과 마주침을 경험할지도 모르겠다.
중국 누리꾼들이 제국주의적 표현을 발견하고 분노했을때
"열정은 금방사라진다. 그들이 이런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니다, 그들은 개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개입할 생각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중국유학생 우자한) 이 중국 유학생으로 부터 저자가 가르침을 받았듯이 나 또한 많이 배웠다. 저자의 말처럼 삶이 퍽퍽해진 사람들 사이에 불화를 부추기는 방식으로 미디어가 움직이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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