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에 대한 영화는 가능할까
[ 준민 ] :: 줌인준민 // 곤궁의 영화. 김응수 감독은 자신의 영화 <우경>을 이렇게 부른다. 감독은 선천적 시각장애인인 ‘우경’을 촬영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우경이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는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감독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어둠 속에서 그의 뒷모습을 수동적으로 찍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감독은 그 곤궁함이 영화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고 말한다. 검은 초상 영화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첫 번째는 우경이 먹고, 듣고, 일하고, 씻는 그의 일상이 담긴 장면들이다. 두 번째는 ‘출연 안우경’이라는 자막을 시작으로 우경의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