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던지고 침을 뱉겠다고?

[ 기픈옹달 ] :: 경치는 소리 // 저녁에(夕) 부르는 소리(口), 이름을 뜻하는 한자 ‘명名’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어두워 상대를 분간할 수 없을 때, 이름은 존재를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이렇게 ‘이름’이란 까마득한 옛날부터 존재에 대한 질문을 함축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름에는 이런 질문이 함께 섞여 있다. ‘너는 누구냐?’ 공자는 이름과 존재가 따로 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정명正名’이다. 그렇게 이름과 존재가 서로 들어맞는 것을 일러 ‘명실상부名實相符’라 한다. 여기서 이름과 짝을 이루는 것이 ‘실實’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실’이란 열매를 말한다. 속이 … Read more

성性스런 것들의 쌍스런 세상

[ 기픈옹달 ] :: 경치는 소리 // 성기호설性嗜好说, 풀이하면 성性의 기호嗜好에 대한 학설이다.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싶지만 그래도 조선의 대유大儒로 손꼽히는 다산의 말이다. 다산이 이런 신박한 조어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서학西學을 학습했기 때문이다. 마테오 리치는 <천주실의>에서 인간만이 영혼靈魂을 가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성적 판단이 가능하다 보았다. 다산은 그의 논의를 빌어 인간의 성기호性嗜好란 바로 선에 대한 기호라 주장한다. 참 재미없는 주장이다. 그저 맹자의 성선설性善说을 다르게 말했을 뿐이다. 인간의 기호嗜好를 이리 단순히 말하다니. 잘 알려져 있듯, 다산은 천주학의 세례를 받았으며, 또한 유가의 토양에서 … Read more

어쩌다보니 여기에 와 버렸다

[ 기픈옹달 ] :: 경치는 소리 // 작당모임은 어느날 불현듯 시작하기 마련이다. 어쩌다보니 글쓰기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파르티잔’이라는 이름도 뚝딱 지어졌다. 아, 첫 이름은 ‘빨치산’이었지만 이내 좀 고상한 이름으로 바꾸기로 했다. 파.르.티.잔. 첫 시간 안내문이 올라왔다. “세상의 형식과 친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글쓰기를 추구하겠다는…” 부담 되는 말이다. ‘세상의 형식’과 친한 것은 둘째치고, 세상의 형식이 뭔지 좀 배우고 익혔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이른바 부와 명예는 세속의 문법 속에 있는 거 아닌가? ‘자신만의 글쓰기’도 뭔지 모르겠다. 글을 쓰다보면 어느 문장은 나의 것이 아닌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