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을 위한 변명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새벽배송이 화제다.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이 시작되기 전, 신선한 식재료들을 집 앞으로 배송해준다는 새벽배송. 유통혁명으로 불릴 만큼 많은 이들이 새벽배송에 열광하고 있다. 물론 열광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거세다. 편리함을 무기로 한 새벽배송에 위협당하고 있는 존재들이 있기 때문이다. 과연 새벽배송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고 무엇을 빼앗아갈 것인가. 새벽배송에 대한 열광과 우려에 대해, 한 번 밑도 끝도 없이 떠들어보려고 한다. 굳이 장을 보고 요리를 하지 않아도 살기에 어렵지 않은 세상이다. 오히려 장을 보고 요리를 하는 일이 … Read more

여성히어로와 페미니즘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영화는 자본의 산물이다. 누구도 이를 부정하지 못한다. 영화는 기회의 땅 미국의 헐리웃에서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했다. 미국 이상으로 영화의 발전에 기여한 나라는 소련이다. 미국이 영화를 산업으로 보았다면, 소비에트는 영화를 혁명의 도구로 보았다. 헐리웃이 영화의 흥행을 원했다면, 소련은 선전 효과를 기대했다. 자본과 국가는 서로 경쟁하듯 영화산업의 규모를 키우고, 선전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들을 발전시켰다. 지금도 우리는 두 종류의 아주 다른 영화가 있다고 믿는다. 흥행을 바라고 만든 재미있는 영화와, 재미는 없지만 메시지가 확실한 영화가. … Read more

영원한 고용은 없다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에 노동부가 고용노동부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름이 바뀐 게 뭐가 대수냐 싶지만, 한편으로는 오죽하면 이름이 바뀌었겠나 싶다. 콕 집어 이명박 탓이냐 물으면, 이명박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확산시키거나, 아니면 저지할 역량이 있었을 리가 없으니 고개를 저을 수밖에. 이명박은 세계적 흐름을 타고 한 국가의 한시적 수장이 되어 개인의 이익을 취하는 데에 모든 권한을 동원했을 뿐이다. 그때부터일까. 노동보다 고용이 앞서는 문제가 되어버린 게 말이다. 한 사람이 노동자가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임금과 자신의 노동을 교환하는 … Read more

땅콩이 문제다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땅콩이 문제다. 대한항공이 땅콩 때문에 괴로워지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대한항공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가 술에 취한 채 기내에서 승무원을 괴롭히다가, 강제로 비행기를 회항시킨 사건이 있었다. 당시 조현아는 대한항공의 부사장이었다. 시비의 발단은 땅콩 서비스였으며, 이 사건은 이후에 ‘땅콩회항’이라고 불렸다. 덤으로 이 사건 이후 우리나라 최대 항공사였던 대한항공은 ‘땅콩항공’이라는 우스꽝스러운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재벌가의 흉측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이 사건은 이후 사람들이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사람들을 주목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느 한 구석 제대로 된 인물이 없었다. 차관의 … Read more

게임과 현실의 경계에 대하여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1. 게임도 스포츠다 2011년 게임회사 NC Soft가 야구단을 창단하려 했을 때 롯데를 비롯한 기존 구단주들은 반발했다. 게임회사와 스포츠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면서. NC Soft측은 그 이유에 수긍했다. 수긍과 더불어 이런 주장을 펼쳤다. ‘우리는 많은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스포츠에서 멀어지게 했습니다. 그러니 다시 그들을 스포츠와 친해지게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반박하기 어려운 주장이었다. 지금은 게임과 스포츠를 구분하는 설정 자체가 많이 낡았다. 컴퓨터나 영상장비를 이용해서 하는 게임을 스포츠에 포함시켜 일렉트로닉 스포츠(electronic sports), 줄여서 e스포츠(eSports)라고 부르는 … Read more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자본주의는 가능한가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예전 영국에는 귀족과 평민 사이에 ‘젠트리’라는 계급이 있었다. 귀족의 작위는 장자한테만 상속되므로, 작위를 상속받지 못한 나머지 자식들은 귀족도 아니고 평민도 아니었다. 귀족은 아니지만 좋은 교육 받고 자란데다 재산도 많이 상속 받은 이들이 바로 ‘젠트리’다. 헨리8세가 종교개혁을 한 이후에는 쓸모없게 된 수도원의 재산을 사들여 지주가 되었고, 사실상 지방 영주 노릇을 했다. 공부를 하여 중앙관료로 진출하거나, 의사 등 전문직업을 갖는 경우도 많았다. 이들이 영국의 자본주의를 이끌었다고 흔히들 말한다. 젠트리는 중세 귀족 영주들처럼 사람들을 가혹하게 … Read more

다문화는 누구를 위한 문화인가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따돌림 … 18세 다문화 소녀 “학교가 지옥 같았다” 지난 달 한 신문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학교폭력이 죽음으로까지 이어지는 마당에 애석하게도 따돌림이라는 단어가 오래 눈길을 끌지는 않는다. 더 안타깝고, 더 슬프고, 더 분노를 끓어오르게 하는 사건들이 많은 탓이다. 오히려 눈길을 사로잡는 표현은 ‘다문화 소녀’라는 단어이다. ‘다문화’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이제는 그 ‘다문화’라는 단어 뒤에 인칭마저 붙었다. 다문화 가정도 아니고, 다문화 소녀. 뭔가 꺼림칙한 단어의 조합 앞에서 밑도 끝도 없이 시비를 걸어 본다. … Read more

‘냥줍’의 묘미猫美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냥줍’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냥줍’은 고양이 울음소리를 귀엽게 표현한 단어에 ‘줍다’라는 단어를 붙인 말이다. 뜻은 ‘길에서 고양이를 줍다’ 정도 되겠다. 인터넷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냥줍’이 유행한지는 제법 되었다. 이유가 뭘까? 단 두 개의 음절로 이루어진 이 짧은 단어에서 단서를 찾아보자. 먼저 왜 고양이인가? 도시에서 동물을 만나기는 어렵지 않다.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구라는 개도 있고, 도시의 하늘과 광장을 배회하는 비둘기도 있다. 유기견도, 비둘기도 쓰레기통을 뒤지는 신세는 매한가지였는데, 사람들은 특히 고양이를 많이 주웠다. 다음 문제는 왜 … Read more

‘정상’적인 페미니즘은 없다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인종이나 젠더 관련 발언이 우리나라에서 치명적 계기로 작용하는 시대가 올 줄 몰랐다.’ 얼마 전 연예인 위기관리 전문가라는 사람이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그렇다. 지금 우리나라는 ‘페미니즘’ 관련하여 입 한 번 잘못 놀리면 연예인 생활 고달파지는 곳이다. 일찍이 이 땅에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사람들 입에 이리 많이 오르내린 적이 없었다. 격렬한 싸움이 시작되는 곳에는 빠지지 않고 젠더 문제가 등장한다. 때로는 무지하고 숭한 말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점잖은 이들은 눈길도 돌리기 싫어한다는 그 바닥을 밑도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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