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에세이

적정수명에 관한 제안

[ 라라 ] :: 에브리데이 테라피 // 당신은 몇 살에 생을 마감할지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지요? 0, 7, 13, 42, 68. 이 숫자는 간접적으로 혹은 직접적으로 제가 아는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한 나이입니다. 죽음의 원인은 출생 시 의료사고, 가습기 피해사고, 교통사고, 자살, 암입니다. 죽음의 원인을 단순화하기 어렵지만 그들은 수명이 다해 죽었습니다. 에피쿠로스는 죽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삶에 집중하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죽지 않았으면 아직 살아있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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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가 가나안

[ 기픈옹달 ] :: 경치는 소리 // <출애굽기>, 이 책의 이름이 대관절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의문이다. 이를 한자로 쓰면 ‘出埃及記’이며 출애급기가 되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애급’이 ‘애굽’이 되었다. 하느님이 하나님이 된 것처럼 부르다 보니 그렇게 되었겠지 뭐. 여튼 여기서 ‘애급埃及’이란 중국어로 ‘아이지Āijí‘, 이집트를 일컫는다. 이집트가 ‘아이지’가 되고 이를 한자음 애급으로 읽어, ‘애굽’이라는 기묘한 말이 탄생했다. 지금도 중국에서는 이집트를 ‘아이지’라고 한다. 헌데 우리는 애급이건 애굽이건 당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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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편집 인생 #2

[ 아라차 ] :: 철학감수성 – 아라차의 글쓰기 실험 // 책장을 정리하다가 “굳이 의미를 찾지 말자. 인생은 욕망이지 의미가 아니다.”라고 써놓은 메모를 발견했다. 손글씨로 꾹꾹 눌러 써놓은 메모. 아니 내가 이렇게 멋진 말을? 역시 착각이었다. 찰리채플린 씨께서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하신 말씀이었다. 멋진 글들은 이미 전 세대의 멋쟁이들에게 저작권이 있다. 습관인 것인지, 나는 읽고 있는 작가의 글투를 곧잘 따라한다. 그래서 잘 쓴 작가의 글을 뭉텅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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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바른 빵이 되지 않기 위해

[ 미미 ] :: 루쉰 잡감 // 루쉰과 파레시아 수년 간, 루쉰, 루쉰하고 다니니 주변에서 물었다. 루쉰이 왜 좋니? 그러게. 나는 루쉰이 왜 좋을까. 싸움과 복수, 무료와 환멸같이 남들이 잘 말하지 않는 진실하고 그렇기에 독한 소재들 때문에? 아니면, 그럼에도 글 속에 숨은 풍자와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글쓰기 태도 때문에? 둘 다 맞겠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문학과 문학 아닌 것 어디쯤에 위치한 루쉰의 글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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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는 지금 세일 중

[ 지니 ] :: 인문학, 아줌마가 제일 잘한다! // 월 2만원으로 모든 세미나에 참여할 수 있는 인문학 공간이 많아졌습니다. 이 소식을 반가워하는 나는 세미나 경험이 좀 있는 사람입니다. 인문학 공부가 처음은 아니지요. 그리고 인문학 공부에 저 2만원 보다는 더 많은 돈을 썼던 사람입니다. ‘월 2만원’은 상징적인 액수입니다. ‘2만원’은 돈으로서 가치를 갖지 못합니다. 그것은 세미나의 존재를 알리는 표시일 따름이죠. 왜냐하면 2만원은 공간 임대료를 충당하기에도 충분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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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없는 자본주의는 가능한가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예전 영국에는 귀족과 평민 사이에 ‘젠트리’라는 계급이 있었다. 귀족의 작위는 장자한테만 상속되므로, 작위를 상속받지 못한 나머지 자식들은 귀족도 아니고 평민도 아니었다. 귀족은 아니지만 좋은 교육 받고 자란데다 재산도 많이 상속 받은 이들이 바로 ‘젠트리’다. 헨리8세가 종교개혁을 한 이후에는 쓸모없게 된 수도원의 재산을 사들여 지주가 되었고, 사실상 지방 영주 노릇을 했다. 공부를 하여 중앙관료로 진출하거나, 의사 등 전문직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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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거짓이다

[ 아라차 ] :: 철학감수성 – 아라차의 글쓰기 실험 // 활자로 인쇄되어 나온 것들, 책이나 신문에서 보는 모든 글들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아니 신뢰한다는 의식조차 없이 그대로 믿고 외우고 사유의 근거로 채워 넣었다. 픽션이라고 대놓고 써놓은 이야기에서조차 일말의 진실을 찾아내어 신뢰의 장에 밀어 넣었다. 진실을 활자로 전하는 것이라 믿었던 저자, 철학자, 기자 등의 이름은 명예를 가질 만한 것으로 자동 분류됐다. 활자로 나온 것은 다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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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찬양

[ 기픈옹달 ] :: 경치는 소리 // 사건은 갑작스럽고 대응은 미숙하기 마련이다. 아마 죽는 날까지 그렇겠지.  지난주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사건은 적잖이 내 삶을 흔들어댔다. 덕분에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째, 좁아터진 속알머리로는 전사가 되기는 글렀다는 점. 적어도 기습에는 턱없이 취약하여 쓰린 속을 붙잡고 한참이나 끙끙대야 했다. 둘째, 잘 싸우는 것만큼 상처에 대처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점. 완벽한 승리는 없으니 얼마간의 피해는 ‘미리’ 감수해야만 한다. 셋째, 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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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수명에 관한 제안

[ 라라 ] :: 에브리데이 테라피 // 당신은 몇 살에 생을 마감할지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지요? 0, 7, 13, 42, 68. 이 숫자는 간접적으로 혹은 직접적으로 제가 아는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한 나이입니다. 죽음의 원인은 출생 시 의료사고, 가습기 피해사고, 교통사고, 자살, 암입니다. 죽음의 원인을 단순화하기 어렵지만 그들은 수명이 다해 죽었습니다. 에피쿠로스는 죽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삶에 집중하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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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가 가나안

[ 기픈옹달 ] :: 경치는 소리 // <출애굽기>, 이 책의 이름이 대관절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의문이다. 이를 한자로 쓰면 ‘出埃及記’이며 출애급기가 되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애급’이 ‘애굽’이 되었다. 하느님이 하나님이 된 것처럼 부르다 보니 그렇게 되었겠지 뭐. 여튼 여기서 ‘애급埃及’이란 중국어로 ‘아이지Āijí‘, 이집트를 일컫는다. 이집트가 ‘아이지’가 되고 이를 한자음 애급으로 읽어, ‘애굽’이라는 기묘한 말이 탄생했다. 지금도 중국에서는 이집트를 ‘아이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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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편집 인생 #2

[ 아라차 ] :: 철학감수성 – 아라차의 글쓰기 실험 // 책장을 정리하다가 “굳이 의미를 찾지 말자. 인생은 욕망이지 의미가 아니다.”라고 써놓은 메모를 발견했다. 손글씨로 꾹꾹 눌러 써놓은 메모. 아니 내가 이렇게 멋진 말을? 역시 착각이었다. 찰리채플린 씨께서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하신 말씀이었다. 멋진 글들은 이미 전 세대의 멋쟁이들에게 저작권이 있다. 습관인 것인지, 나는 읽고 있는 작가의 글투를 곧잘 따라한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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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바른 빵이 되지 않기 위해

[ 미미 ] :: 루쉰 잡감 // 루쉰과 파레시아 수년 간, 루쉰, 루쉰하고 다니니 주변에서 물었다. 루쉰이 왜 좋니? 그러게. 나는 루쉰이 왜 좋을까. 싸움과 복수, 무료와 환멸같이 남들이 잘 말하지 않는 진실하고 그렇기에 독한 소재들 때문에? 아니면, 그럼에도 글 속에 숨은 풍자와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글쓰기 태도 때문에? 둘 다 맞겠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문학과 문학 아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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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는 지금 세일 중

[ 지니 ] :: 인문학, 아줌마가 제일 잘한다! // 월 2만원으로 모든 세미나에 참여할 수 있는 인문학 공간이 많아졌습니다. 이 소식을 반가워하는 나는 세미나 경험이 좀 있는 사람입니다. 인문학 공부가 처음은 아니지요. 그리고 인문학 공부에 저 2만원 보다는 더 많은 돈을 썼던 사람입니다. ‘월 2만원’은 상징적인 액수입니다. ‘2만원’은 돈으로서 가치를 갖지 못합니다. 그것은 세미나의 존재를 알리는 표시일 따름이죠. 왜냐하면 2만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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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없는 자본주의는 가능한가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예전 영국에는 귀족과 평민 사이에 ‘젠트리’라는 계급이 있었다. 귀족의 작위는 장자한테만 상속되므로, 작위를 상속받지 못한 나머지 자식들은 귀족도 아니고 평민도 아니었다. 귀족은 아니지만 좋은 교육 받고 자란데다 재산도 많이 상속 받은 이들이 바로 ‘젠트리’다. 헨리8세가 종교개혁을 한 이후에는 쓸모없게 된 수도원의 재산을 사들여 지주가 되었고, 사실상 지방 영주 노릇을 했다. 공부를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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